이혼 사실혼해소 날짜 하나 착각하면 받을 돈도 못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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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6.08본문
"그나마 신고를 안 해서 다행이에요."
과연 그럴까요?
사실혼 커플에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안전장치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헤어질 때 구속되는 의무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막상 헤어지는 상황이 되었을 때입니다.
사실혼도 법률혼처럼 재산분할과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지만, 이혼이 불가능하니 '사실혼해소' 날짜가 기준이 되는데 그게 언제인지를 본인들도 모른다는 거죠.
'비어 있는 날짜를 언제로 정할 것인가?'
그 시점에 따라 사실혼해소 재산분할의 성패가 갈립니다.
헤어진 날이 왜 중요한가요?
법률혼은 시작과 끝이 확실하고 간단합니다.
혼인신고를 한 날이 시작이고, 끝내고 싶으면 이혼 청구를 하면 됩니다. 서류에 일자가 박혀 있으니 다툼의 여지가 없죠.
그런데 사실혼은 공식적인 결별 날짜라는 게 없습니다. 혼인신고를 한 적이 없으니, 이혼을 청구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한쪽이 짐 싸서 나가면 그걸로 끝이거나, 문자 한 통으로 끝나거나, 그냥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줄다가 흐지부지 끝나기도 하죠.
그러니 사실혼 부부에게 두 사람이 정확히 언제 헤어진 거냐고 물으면, 두 사람이 대는 날짜가 서로 다른 경우도 나오는 거고요.
당사자들도 헷갈리는데, 그 자리에 없던 법원은 더욱 알 도리가 없죠.
그런데 이 날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재산분할의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2024년 대법원은 사실혼이 끝나서 재산을 나눌 때, '사실혼이 해소된 날'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한 바 있습니다(2022므 11027).
그리고 여기서부터 양쪽의 입장은 갈리기 시작합니다.
재산을 가진 쪽, 그러니까 나눠줘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날짜를 최대한 앞으로 당기고 싶어집니다. 헤어진 다음에 불어난 재산은 안 나눠줘도 되니까요.
반대로 받을 게 많은 쪽은 그 날짜를 단 한 달이라도 뒤로 미루고 싶겠죠.
가령 상대 명의로 된 아파트가 그 사이에 올랐다고 하면 헤어진 날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그 오른 값을 나눠 받을 수도 있고 한 푼도 못 받을 수도 있게 되는 거니까요.

B 씨 부부는 자녀가 생기면 혼인신고를 하기로 하고 6년을 같이 살다가, 갈등이 심해진 후 상대가 집을 나가면서 관계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B 씨는 한 달쯤 뒤에 상대방이 회사에서 약 3억의 꽤 큰 성과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B 씨는 그 돈도 재산분할에 포함되는 게 마땅하지 않냐고 물어보셨어요.
상대가 회사에 모든 시간을 올인하는 동안 집안과 상대 가족의 경조사까지 챙긴 건 본인이었기 때문입니다.(사실 이 부분이 이혼 사유가 되기도 했지만요.)
관건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 돈이 들어온 시점이었습니다.
집에서 나간 날을 헤어진 날로 치면 성과급은 그 뒤에 들어온 돈이라 분할에서 빠지고, 헤어진 날을 그 뒤로 잡으면 분할 대상에 들어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 상대는 "난 그날 나갔고 그걸로 끝난 거다"라며 날짜를 앞으로 당기려 했죠.
그런데 B 씨에게는 상대가 나간 뒤에도 주고받은 몇 주간의 연락 기록이 있었습니다.
진짜로 헤어질 건지, 노력해 보자는 대화도 있었고, 또 한 며칠은 다시 들어와 살기도 했었던 겁니다.
결국 연락이 어떤 성격이었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끝난 사이를 정리하느라 주고받은 연락이면 상대 말이 맞고, 관계를 되살리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B 씨 말이 맞으니까요.
사실혼해소 시점이 집을 나간 날이 되면 성과급은 분할 대상이 아니었고, 한 달만 뒤로 밀려도 3억이 분할 대상이 포함되는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B 씨가 주장한 날짜에 무게를 실어줬고, 3억 원의 성과급은 나눌 재산에 포함됐습니다.

지금 당장 뭘 챙겨둬야 하나요?
B 씨가 3억을 지킨 건, 따지고 보면 다툴 자료가 남아 있어서였어요. 그 카톡과 녹취가 없었다면 저도 손쓸 도리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사건을 받아보면 중요한 기록들이 이미 사라진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헤어지고 마음 정리한답시고 대화를 다 지우고, 같이 쓰던 계좌를 닫고 나서 찾아오시는 거죠.
그러니 아직 헤어지기 전이거나 막 헤어지는 중이라면 최소한 것들은 반드시 챙겨두셔야 합니다.
같이 쓰던 계좌와 생활비 이체 내역은 마지막으로 생활비를 부친 날 등을 기준으로 '이때까진 같이 살았다'는 기준점이 될 수 있고,
부부답게 나눈 마지막 대화 기록까지도 어디까지가 부부의 대화였고 어디서부터 정리하는 대화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주민등록도 매우 중요해요. 방을 뺀 날과 주소를 옮긴 날이 다를 수 있는데, 아직 주소가 한집으로 묶여 있으면 끝나지 않았다 근거가 됩니다.
양가 행사나 여행 사진처럼 가족으로서 함께한 흔적들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사실혼이 법적으로 허술한 관계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그 관계가 진짜였다는 걸 증명할 책임이 온전히 두 사람한테 남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사실혼은 시작도 끝도 종이 한 장 기록이 없기 때문에,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빈자리를 메워야 할 순간들이 많습니다.
사소한 기록이라도 함께 했던 시간이 남아 있다면, 저는 그걸 가지고 끝까지 싸워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혼해소 전, 이것만은 절대 삭제하지 마세요!
1. 같이 쓰던 계좌·생활비 이체 내역 캡처해두기 (마지막 이체일이 '함께 산 시점'의 기준)
2. 특히, 헤어질 무렵 주고받은 카톡·통화 녹취 원본 보관하기, 절대 삭제 금지
3. 그 대화에서 부부로서의 대화와 정리하는 대화의 경계 지점 표시해두기
4. 실제 따로 살게 된 날짜와 주민등록 주소 이전일 함께 기록하기
5. 양가 행사·여행 사진 등 마지막까지 부부로 함께한 흔적 시간순으로 모아두기
FROM. 이혼·가사 전문 변호사 전지민 변호사

